본문 바로가기

●광진교회/메세지

성 프란시스의 '평화의 기도'

  아시시의 성 프란시스코는 1202년에 중병을 앓은 후로 일생을 오직 가난한 사람과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해 살기로 결심하여 많은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자 신은 평생 거지로 살면서 주님을 위해 일생을 바쳤습니다.

  어느 비바람이 심하게 휘몰아치는 밤 누군가가 프란시스코의 방문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 보니 초라한 거지가 비에 온몸이 흠뻑 젖어 추위에 떨면서 먹을 것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프란시스코는 쾌히 그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모습을 살펴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얼굴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지고 코가 문드러져나간 나환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거지 나환자는 너무 배가 고프니 저녁을 먹게 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식탁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고름이 줄줄 흐르고 썩은 냄새가 나는 흉측한 나환자와 마주 앉아 밥을 먹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프란시스코는 조금도 이에 구애받지 않고 음식을 대접하고, 옷을 갈아입힌 후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는데 잠시 후 프란시스코가 막 잠들려 할 때, 나환자인 거지가 다가와서 추워 죽겠으니 침대에서 같이 잘 수 없겠느냐고 물었을 때 프란시스코는 그 나환자인 거지와 함께 자게 되었습니다.

 나환자의 몸에서 흘러내린 피고름과 진물, 썩은 악취 때문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지만 프란시스코는 오히려 그 거지 나환자를 자신의 두 팔로 안고 자신의 체온으로 그 거지의 몸을 따뜻하게 녹여 주었습니다.

 새벽 기도 시간이 되어 프란시스코는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옆자리에 누워 함께 잤던 거지가 보이지 않았고, 아무리 찾아보아도 행방이 묘연했는데 이상하게 생각되어 다시 잠자리를 살펴보았는데 같이 잔 흔적조차 없었고, 오히려 방안은 깨끗해 보였고, 빛났으며 냄새마저 향기로웠습니다.

 그 순간 프란시스코는 곧 모든 것을 깨닫고는 자신과 같이 비천한 사람을 찾아와 주셨던 주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기도가 바로 유명한 '평화의 기도'입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하나 됨을

잘못이 있는 곳에 진리를

의심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림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 합니다. 


 - 성 프란시스의 평화의 기도